세월호에서 나온 지류
바다 깊은 수중 속에 갇혀 있었고 세월호 본체의 수많은 천공에도 유실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티고 버틴 유품, 유류품은 그렇게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2017년 ~ 2018년까지 인양된 세월호 선내에서는 약 7,000점 이상의 기록물이 습득되었고 그 중에 「세월의 돌」 5권, 6권 도서도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이 도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세월의 돌」의 내재지에 찍혀있는 단원고등학교 장서인 (좌) 「세월의 돌」 내용 부분 (우) |
2017년 처음 발견 당시, 도서의 표지는 뻘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고 책장 페이지들은 하나의 덩어리 형태로 뭉개져 있었습니다. 세월호 선내에 비치되어 있던 도서의 경우 대부분은 그대로 폐기되었지만 해당 도서에는 희미하게 '단원고등학교 바코드'가 보여 복원을 결정했습니다. 종이류 복원에 대한 냉동보관의 응급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아이스박스를 이용하여 지류복원전문기관으로 이송하였습니다. 도서 표지는 뻘로 인해 형태를 가늠하기 힘든 상태여서 복원을 실패하였고 바코드와 본문의 내용이 담긴 페이지는 복원되었습니다.
1열에는 사진 설명을 | 2열에는 사진을 넣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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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상태의 「세월의 돌」 | |
오염제거 공정 진행 | |
오염제거 후 「세월의 돌」(건조상태) | |
리프케스팅 작업 시작 | |
리프케스팅 펄프 공급 | |
리프케스팅 완료 | |
수분제거 공정 진행 | |
수분제거 및 압착 공정 | |
리프케스팅 공정 완료된 「세월의 돌」 |
대출자가 궁금했습니다. 단원고등학교 사서선생님께 도서 복원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대출자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였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학교의 도서관리시스템은 분실되거나 폐기된 도서의 이력은 확인할 수 없고 재학생들이 졸업할 경우 모든 데이터를 전체 삭제되게 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습득된 2017년은 2014년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이 졸업생으로 분류되어 관련 자료는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다행히 「세월의 돌」 도서는 시리즈물로 5, 6권은 '분실'로 처리되어 데이터가 없었지만 1~4권에 대한 대출이력이 남아있어 대출자 추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세월의 돌」 대출자는 1명이었습니다. 한 학생이 4월 7일 「세월의 돌」 1, 2, 3권을 대출하여 9일 반납을 합니다. 4, 5권을 9일에 대출하고 14일에 반납을 합니다. 이런 패턴이라면 그 학생이 14일 반납한 도서를 다 읽지 못해 5, 6권을 대출하여 수학여행을 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이 도서를 대출한 사람은 2학년 8반 조☆☆ 학생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014년 세월호는 침몰하여 304명의 희생자를 만들었고,
2017년 「세월의 돌」 도서는 인양된 세월호에서 우리에게 돌아와 또 다른 슬픔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세월의 돌」 표지는 뻘과 바다오염으로 심각하게 손상되어 복원이 불가능 하였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내용물의 형태 틀을 잡아주기 위해서 새 도서의 표지만을 사용하고 훼손된 도서표지에 있던 '단원고등학교 바코드' 라벨을 복원시켜 부착했습니다. |
- 2019.04.11
- 4.16기억저장소